해마다 정월 대보름 하루 전 날이면 각 마을마다 마을를 지켜준다는 수회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풍물놀이 장면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. 오늘 집에서 듣자니 굿치는 소리가 들리기에 카메라를 들고 쫓아갔다. 마을 뒷동산에 있는 큰 정자나무에 이미 "농자천하지대본"이라는 큰 플래카드를 세로로 정자나무에 매달아 놓았다. 그 정자나무 앞에는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커다란 제상이 마련되었고 거기에는 각종 과일, 떡, 생선, 돼지머리 등등 많은 제물들이 차려져 있다. 그리고 삶은 돼지머리 입에는 배추 잎의 지폐가 여러 장 물려 있다. 새마을 회장을 선두로 입동, 입서 이장, 청년회장, 동네 유지 분들이 재배를 하며 돈을 계속 돼지 입에 물려주고, 마을 주민 굿을 치는 굿쟁이들이 한 마음으로 제를 올린다. 그리고는 큰 정자나무 주위를 돌며 풍물놀이를 한다.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황당무계하다 할 수 있겠지만 우리 조상 대대로 지켜온 제사 방법이다. 제사를 지내며 굿치는 선봉장은 금년 한 해도 동네 수호신(정자나무신인 듯)께 큰 소리로 동네 안녕과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선창을 한다.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21세기에 이런 풍물놀이 필요하다는 말일까? 풍물 굿은 섣달 그믐날 밤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는 주로 한 해의 묵은 것과 부정한 것을 몰아내고, 새롭고 깨끗한 것을 맞이하려는 매구와 지신밟기에 소용된다. 마을을 단위로 해서, 각 가정마다 풍물굿패가 지신밟기, 원하는 가정마다 들러서 풍물 굿을 해주고,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샘굿 등을 벌인다. 한 해의 안녕과 무사를 비는 데에 쓰인 풍물 굿은 신앙 의례의 수단이었음을 쉽사리 알 수 있다. 그리고 동네 마을 주민들에게 소식을 알리는 마이크에서는 내일 정월 대보름맞이 달집을 태우는데 모든 주민이 참여해 줄 것을 알린다. 이렇게 모든 소원을 비는 것을 시작으로 한 해가 시작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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